위메이드가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의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위메이드는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업비트와 빗썸을 상대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전날인 28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 대상은 '빗썸'과 '업비트' 2개 거래소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내부적으로 굉장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거래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와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이하 DAXA)는 지난 24일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오는 12월 8일 오후 3시부터 위믹스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DAXA는 위믹스의 거래 중지에 대해 닥사 회원사에 제출된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충분한 소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 것은 DAXA와 업비트의 불공정한 '갑질'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현재 위메이드는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이번 결정에 참여한 '코인원'과 '코빗'에 대해서도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추가로 DAXA의 위믹스 상장폐지 조치가 불법 담합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측에 제소할 예정이다.
DAXA는 28일 입장문에서 "위믹스는 유의종목 지정 후 2차례에 걸친 소명기간 연장을 통해 29일간 16차례의 소명을 거쳤다"면서 "이 과정에서 위믹스는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고,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DAXA는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것이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타당하다는 각 회원사의 일치된 결론에 따라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재단 보유량과 그에 따른 유통량을 소명했을 뿐만 아니라 온체인 정보(블록체인상의 거래 기록)를 제공해 실시간으로 증명하기도 했다"면서 "소명이 부족했다는 닥사의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위메이드는 "위믹스에 보여 준 신뢰가 무엇이며, 어떤 이유에서 이 신뢰가 훼손됐는지 설명이 없다"면서 "불충분한 소명과 훼손한 신뢰가 무엇인지 알려주면 성심껏 소명하고 증명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게임업계에서는 위메이드를 주축으로 추진하고 있던 P2E(Play to earn) 생태계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블록체인에 진출한 타 게임사들은 '우리는 위믹스와는 다르다'고 밝히고 있지만, 생태계 자체가 신뢰에 악영향을 받게 됐다.
현재 이같은 악영향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양새다. 위메이드는 지난 28일 전거래일 대비 12.71%가 떨어진 3만 40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상장폐지가 결정된 다음날인 25일네응 주가가 가격제한폭인 29.89%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위믹스 또한 2000원대에서 600원대로 급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넷마블(마브렉스)과 카카오게임즈(보라), 컴투스(엑스플라)등도 주가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적인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외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업자들한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제냐고 한다면 또 그렇지는 않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분명히 있지만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서 뚜렷한 철학과 방향성이 있으면 결국 블록체인 사업은 다시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해당 관계자는 "아마 이번 일로 옥석 가리기도 함께 진행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이러한 견해에 대해 "희망사항일뿐이다"고 일축했다. 위 학회장은 "애초에 P2E 시장 전체가 도매금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다 현시점에서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회사도 없었다"면서 "이전에 P2E에 대해 지적했던 문제 중 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이번에 발생한 것인데, 위믹스조차도 이런 문제에 휘말렸다는 것은 다른 코인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 학회장은 "P2E가 가지고 있었던 신뢰와 리스크가 이번 사태로 드러났고, 얼마나 취약한가에 대한 측면 역시 드러났다고 본다"면서 "현재 블록체인 시장은 가상화폐와 NFT 모두 버블이 꺼지고 있는 상황인데, P2E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을 이번 사태가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