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기침소리
백발만 더 성성해서
수척한 담 밟고 올라
밤하늘에 달로 떴다
지나온 여든 몇 해는 짧고 가야할 길 짧아도 먼데
욕창 깊은 줄기에도
살아남은 핏줄 있어
먼데서 온 손자들이
간헐적으로 피어난다
밤 깊어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혈압수치
어쨌거나 환희롭던
한 생애가 딱 멈춘다
낱낱으로 털리우는
웃음, 울음, 그 모든 것
새하얀 비단 필 펼쳐 외로운 길 배웅한다
이수윤 약력
금호2001년 시조연말대상, 2002년 《열린시조》 신인상 등단,
제6회 광.전 시조작품상수상, 정형시집『은행이 익어 갈 때』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현 광.전 시조시인협회 이사. 멀리 섬에서 창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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