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 심화...민관협의체 구성해 공공활용 방안 도출해야

1950년대 인천 애관극장 전경. (사진=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한국뉴스 박평순 기자] 한국 최초 실내극장 '협률사'를 전신으로 하는 인천 '애관극장'이 경영난으로 매각 위기에 처했다며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인천시 등을 상대로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인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 관람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민간 소유의 애관극장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민모임은 애관극장의 역사와 문화를 보전하고 이를 공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고자 기자회견을 비롯해 시민문화운동을 전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민모임은 ▶인천시가 전향적 자세로 애관극장을 시민을 위한 상영관이자 문화시설로 존속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 ▶인천지역 문화계, 한국영화계, 인천시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애경사, 인천가톨릭회관, 애관극장 등 인천의 건축자산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한편, 애관극장은 1895년께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한국인이 건립한 최초의 실내극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19세기 말 전통연희를 상연했던 협률사를 시초로 축항사, 애관으로 극장 명칭을 변경하면서 근대 초기 신파극과 신극이 무대에 올려졌다.

인천시 중구 경동에 위치한 애관극장. (사진=한국뉴스)

또 무성영화시대부터 유성영화로 발전하던 한국근대영화사의 요람이자 일제 식민지시대 인천시민들의 문화운동과 학생들의 청년문화운동이 발화했던 문화의 전당이다.

이후 광복과 한국전쟁, 전후 복구기와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극장들이 명멸하는 가운데서도 그 자리를 지켜온 인천의 문화적 자긍심이자 상징적 공간으로 꼽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자본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극장을 독점하면서 인천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했던 여러 극장들이 사라졌고, 애관극장과 미림극장만이 리모델링을 거듭하며 재개관해 운영되고 있다.

미림극장은 현재 실버ㆍ예술ㆍ독립 영화관으로 특화했고, 최근에는 치매친화전문극장 등 공공적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애관극장의 보전 및 공공적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는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고, 멀티플렉스 극장들과 경쟁하며 애관극장의 역사를 지켜온 탁경란 대표 등 극장주의 노력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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