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키위 ‘키위랑’, 제스프리 넘어설 것”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고혁수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가 일본 수출을 위해 선별 작업 된 키위를 들고 있다.

2007년부터 키위 본격 생산
이듬해 품목 단일 공동체 구성
현재 조합원 230여명, 대표 맡아

농가는 생산, 가공은 OEM 등
농업 조직화·선택과 집중 중요
10개국 2000톤 수출이 목표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품질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각자의 역할 속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키위에 대한 자부심과 선택과 집중으로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브랜드인 ‘키위랑’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감귤에 이어 제주지역 제2 소득 과수 작목으로 육성되고 있는 키위. 국내에서 개발 된 한라골드를 비롯해 여러 품종이 제주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 등 5개 국가로 수출 되면서 농가에 안정적 소득을 안겨주고 있는 효자 작목이다.

특히, 올 초부터 그린키위 일본 수출에 나서고 있는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수출농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키위의 생산·유통·수출 부문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농가 중심의 법인 조직체다.

국산 키위 품종을 중심으로 최고 품질의 키위를 생산·유통함은 물론 제스프리 키위가 주를 이루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 제주산 키위로 K-푸드를 알리고 있는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고혁수(47) 대표이사를 만났다. 지난 2000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과수부문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이후 20여년 농사를 짓고 있는 고 대표는 2000여평(6600여㎡)의 키위 하우스를 운영,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2008년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설립부터 12년간 법인 총무이사로 키위 생산·품질관리·유통·수출 등에 관여해 오다 지난해 7월부터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고 있다.

고 대표는 “농대 4학년인 1999년도에 후계농을 신청, 이듬해인 2000년에 후계농으로 선정됐다”며 “농사 초기 감귤 용기재배를 도입해 현대백화점 납품 앞까지 갔다가 문제가 생긴 후 2001년부터 시작된 감귤원 폐원과 맞물리면서 첫 농사인 감귤을 접는 등 실패를 겪기도 했다”고 운을 땠다. 이어 “폐원 이후 하우스딸기 등 다른 작목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제주에서 키위가 생소하던 시절 키위로 작목을 전환, 임대 재배를 하던 중 2007년 밭을 매입해 본격적인 키위 생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키위를 생산만 했던 고 대표는 키위 품목 단일 조직 공동체 구성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 주변 선후배와 함께 농가 중심의 조직체 구성에 나섰다.

고 대표는 “키위를 생산해 포전거래 형태로 판매를 하다 농가들 사이에서 조직체를 통한 유통과 판매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후계농업경영인 9명을 주축으로 지난 2008년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현재 230여명의 농가가 조합원으로 구성된 큰 조직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시작부터 12년 동안 총무이사를 맡아 법인 운영을 도맡아하다 지난해 7월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키위를 생산만 하던 농가에서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에서 품질관리·유통·수출 등을 담당한 이후 농사에 대한 그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고 대표는 “농사일만 할 때는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농협에 납품하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며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하면서 농사에 대한 인식과 생각이 전환됐다”고 얘기했다.

고 대표는 “우선 농사에 있어 자신이 재배하는 품목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품질과 식품 안전성이 기반이 돼야 자부심을 가지고 유통이나 수출 등을 자신 있게 밀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행적인 형태의 생산과 농협 납품 형태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고 대표는 농업과 관련한 조직화 및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고 대표는 “농가 개인이 생산, 유통·판매, 가공 등 모든 일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동일 품목에 대한 농가 중심의 조직체를 구성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농가는 생산, 가공은 OEM을 통한 가공 전문가에게, 농가 중심 조직체는 유통에 집중하는 등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농가 조직체도 여러 품목을 취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한 두 품목에 집중해 조직체의 품목 전문화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직을 맡은 지 얼마 안 된 고 대표는 향후 자신의 목표와 계획을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브랜드 ‘키위랑’을 제스프리를 넘어서는 브랜드로 만들어내는 것이라 얘기했다.

고 대표는 “지난 2015년 20톤·1억여원 수준의 첫 수출 이후 5년여 만인 지난해 5개국 120여톤·10억여원으로 물량은 6배, 수출액은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며 “법인 대표로서 수출을 10개국, 2000톤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스프리를 넘어서겠다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법인의 역량을 키워  제대로 된 제주 키위 브랜드 키위랑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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