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 2’ 삼진법으로 초스피드로 방대한 정보 처리능력
기초과학연구원 발견 “에너지 손실과 발열 현상없어 AI컴퓨터 가능”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좀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컴퓨터 기술은 현재 전 세계 과학계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가운데 이른바 3진법(0, 1, 2)으로 에너지 손실없이 이동하는 솔리톤 입자가 국내에서 발견되어,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 컴퓨터 구현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3진법 정보(0, 1, 2)를 가지고 이동하는 새로운 솔리톤 입자는 기존의 컴퓨터 프로세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에너지 손실 없이 처리할 수 있어 인공지능 컴퓨터 구현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최초로 발견한 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은 “실리콘 기판에 형성시킨 단원자폭의 실리콘 원자도선에서 솔리톤 입자는 저항 없이 정보를 잃어버리지 않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입자”라며 “대형 지진으로 수천 km를 이동하는 쯔나미도 물리적으로는 솔리톤 현상으로 이해된다.”고 소개햇다.

연구단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한 솔리톤 입자는 약 영하 170도의 저온에서부터 자유롭게 빠른 속도로 움직여 삼진법 정보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그 만큼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절대적인 양도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또한 솔리톤입자 고유의 특성 상 “주변의 전자들이나 다른 솔리톤입자와의 충돌로 인해 정보가 소멸될 염려도 없고, 전기적 저항이 없는 정보 전달체”라는 설명이다. 장애물과 부딪히거나,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없어 초스피드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원리다.

이런 특성의 솔리톤 입자를 활용하면 실리콘 기판을 사용한 반도체에 삼진법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그 만큼 저항이나 발열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하는 꿈의 소자와 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본 연구원에선 오래 전부터 삼진법에 기반한 컴퓨터의 기본 원리가 확립되어 있어 실제 전자소자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기관에선 이보다 앞서 전하를 가지고 이동하는 단일 솔리톤 입자를 최초로 관측했다. “당시엔 솔리톤 입자가 4진법정보(0, 1, 2, 3)를 가진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4진법 연산을 실제 측정하여 ‘솔리토닉스’라는 새로운 다(多)진법 정보처리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발견된 솔리톤에 비해 이번의 경우는 한층 고도화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2/3과 4/3 분수값 전하를 가지는 새로운 솔리톤 입자를 발견했다.”면서 “이에 반도체 소자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실리콘 기판에 금원자를 증착하여 원자 한 개 폭인 실리콘 원자선 배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영하 100도 이하에서 실리콘 원자선이 찌그러지며 나타나는 특이한 구조가 솔리톤 입자 생성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실험을 반복한 끝에 새로운 솔리톤 입자를 발견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단은 솔리톤 입자를 생성하기 위해 우선 실리콘 기판에 금을 증착하고 가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특정한 조건에서 실리콘과 금 원자들의 원자선들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 섭씨 영하 100도 이하에서 실리콘 원자선의 구조가 주기적으로 찌그러지고, 이로 인해 솔리톤 입자가 생성될 조건이 만들어진다. 부분적으로 실리콘 원자선의 찌그러짐이 변화하면 이곳의 전자상태가 변화하여 솔리톤입자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솔리톤 입자는 특이한 전하를 (전자의 전하의 2/3와 4/3 값을 가짐) 가지고 자유롭게 움직이게 된다.”고 특성을 설명한 연구단은 “이 전하는 위상학적으로 정해지고 보호되어 다른 전자들과 충돌하지 않으며 솔리톤끼리의 충돌에도 보존되는 특성을 가진다. 이로 인해 전하를 가지고 움직이지만 전기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속성을 밝혔다.

연구원은 특히 삼진법 솔리톤 입자가 발견되기까지의 이론적 규명과 실험 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일차원적 원자배열을 가지는 금속의 구조가 주기적으로 찌그러져 반도체가 될 때 솔리톤 입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예측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이 만든 실리콘 원자선이 실온에서 금속적인 성질을 가지다가, 저온에서 찌그러지며 반도체로 바뀌는 실리콘 원자선의 ‘상전이’ 현상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선 연구를 기반으로 면밀한 이론적 검토 끝에 삼진법 소자를 가진 솔리톤 입자 존재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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