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현대차가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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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현대차가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0.12.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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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래차의 뼈대가 될 중요한 플랫폼
비어만 사장, "고성능 라인업 전 모델 확대할 것"
현대차가 2일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2일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글로벌 모듈화 플랫폼(Global Modular Platform)의 앞글자를 따서 명명한 이 플랫폼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와 섀시 및 고속화 모터, 고밀도 배터리셀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대용량 배터리팩을 채용해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달릴 수 있고,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18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플랫폼의 모듈화와 표준화를 통해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해 신제품을 빠르게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를 진행한 BMW 출신 플랫폼 전문가 파예즈 라만 상무는 “E-GMP는 차에 탑승한 승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인간 중심의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E-GMP는 후륜구동 기반의 플랫폼이다. 구동은 기본적으로 뒷바퀴가 담당하며, 사양에 따라 4륜구동이 적용되는 모델의 경우 필요할 때 전륜 모터가 개입해 밸런스를 맞춘다. 전륜모터는 필요가 없을 때는 바퀴와 완전히 단절돼 효율을 높인다.

기존 큰 공간을 차지하던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모터, 인버터, 감속기(변속기)가 통합된 파워트레인이 차지한다. 이로써 엔지니어들은 실내공간을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해 실내공간을 차지하던 에어컨 유닛도 엔진룸으로 보내 대시보드가 작아지면서 실내가 더욱 넓어졌다고 한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면서 저중심 설계가 자연스레 이뤄진 점도 플랫폼 엔지니어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승차감과 고속안정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여기에 후륜은 정교한 5-링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구동축을 더욱 정교하게 컨트롤한다.

E-GMP의 구조.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E-GMP의 구조.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개발 총괄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유연한 플랫폼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비어만 사장은 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 플랫폼에 최대 600마력의 강력한 모터와 정교한 동력분배 기술을 적용해 벨로스터 N 과 같은 ‘코너링 악동’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최고속도 260km/h, 제로백 3.5초의 초고성능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충전 등 전기차의 본연의 성능도 더욱 끌어올렸다고 한다. 비어만 사장은 “E-GMP의 충전 속도는 현재 나와 있는 전기차 중 가장 빠르며, 남양연구소에서 배터리부터 모터까지 모든 것을 다루는 자체 연구기반이 마련돼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E-GMP의 고속충전 시스템은 800V로 설계됐다. 그리고 400V 충전 시스템으로 충전해도 어댑터 없이 자체적으로 전압을 올려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모터와 인버터를 통해 안전하게 승압해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이 기술은 현대차의 특허라고 한다.

고효율 배터리와 모터로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고효율 배터리와 모터로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존의 실리콘(Si) 전력반도체 대비 성능이 뛰어난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현대차 엔지니어들은 설명했다. 이 시스템으로 초고속충전 승압을 안전하게 할 수 있고 효율은 2~3%, 주행거리는 5% 내외로 향상시켜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이밖에 자체 전력으로 다른 곳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갖췄다. 일반 주택에 공급되는 3kW를 넘는 3.5kW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진정한 ‘차박’이 가능한 기능이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사용해 지난해 출범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 산하로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아이오닉 5, 중형 세단 아이오닉 6, 대형 SUV 아이오닉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도 이매진 바이 기아 기반의 CUV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며, 제네시스 브랜드도 비슷한 크기의 CUV를 출시할 예정이다.

고성능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은 이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이 커 보였다. 그는 온라인 기자회견장에서 “내년 출시할 아이오닉 5를 이미 국내 도로에서 직접 시운전을 했으며, 만족할만한 고성능을 내 많은 매니아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어만 사장은 내친 김에 고성능 모델의 청사진도 슬쩍 내비쳤다. 현대 N에 이어 기아차와 제네시스에도 고성능 디비전을 도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기차도 N 뱃지가 달린다고도 확언했다.

그는 조만간 남양 연구소에서 새로운 전기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고성능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이 자신하는 전기차가 얼마나 잘 달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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