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박래현을 재조명하는 회고 순회전
회화, 판화, 태피스트리 등 작품 총 104점, 자료 18점 공개
박래현 대표작 103점 외 김기창 “화가 난 우향”(1960년대) 1점 새롭게 선보여
시민과 함께하는 8미터 대형 ‘태피스트리 제작 워크숍’ 운영
오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충북·세종=청주일보】 박래현, 노점, 1956, 종이에 채색, 267x210cm, MMCA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박래현, 노점, 1956, 종이에 채색, 267x210cm, MMCA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박창서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20세기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미술가 우향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한 ⟪박래현, 삼중통역자⟫전시를 덕수궁에서 종료하고 오는 26일부터 5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순회한다.

【충북·세종=청주일보】 박래현&김기창, 봄C, 1956, 종이에 수묵채색, 167x248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박래현&김기창, 봄C, 1956, 종이에 수묵채색, 167x248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청주는 박래현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지역이다. 박래현의 삶과 예술이 영원한 잠에 든 장소이기 때문이다. 평생 삶과 예술의 여정을 함께 했던 운보 김기창은 박래현과 사별 후에 어머니의 고향인 청주로 내려가 ‘운보의 집’을 짓고 박래현과의 추억을 기리며 여생을 보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근대미술 전시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충북·세종=청주일보】 김기창, 화가 난 우향, 1960년대, 종이에 채색, 68x86cm, 공간화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김기창, 화가 난 우향, 1960년대, 종이에 채색, 68x86cm, 공간화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순회전이지만 청주에서만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도 있다. 김기창이 그린 박래현의 이색적인 초상화 <화가 난 우향>(1960년대)이다. 청각장애를 지닌 유명 화가의 아내이자, 네 자녀의 어머니, 그리고 예술가로서 어느 것도 털어내기 어려웠던 박래현의 삼중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집안일을 마친 밤 시간에야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박래현을 김기창은‘부엉이’라고 불렀는데, 늘 깨어있었고, 고단했고, 무척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박래현에 대한 그의 예리하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충북·세종=청주일보】 김기창, 화가 난 우향, 1960년대, 종이에 채색, 68x86cm, 공간화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김기창, 화가 난 우향, 1960년대, 종이에 채색, 68x86cm, 공간화랑.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박래현, 삼중통역자⟫순회전은 덕수궁과 동일하게 1부 한국화의 ‘현대’, 2부 여성과 ‘생활’, 3부 세계 여행과 ‘추상’, 4부 판화와 ‘기술’로 구성되며, 청주의 전시공간에 맞추어 압축적으로 전시된다. 

【충북·세종=청주일보】 MMCA 청주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 전시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MMCA 청주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 전시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박래현의 일생과 예술을 담은 영상을 먼저 접하고, 이후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해 그의 작품 활동 및 생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장 곳곳에 비치된 기고문(수필) 한글 복제본과 문구를 병치시켜 마치 태피스트리의 들실과 날실처럼 엮이고 짜내려가며 박래현의 삶과 예술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했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 2층 쉼터‘틈’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인 <태피스트리 제작 워크숍>을 진행한다. 

일상의 오브제(재료/사물)와 실을 활용했던 박래현 태피스트리 작품과 연계하여, ‘관람객 상설 체험 워크숍’과 청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선희 작가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기획했다. 

【충북·세종=청주일보】 MMCA 청주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 전시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 MMCA 청주 박래현, 삼중통역자 순회전 전시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박창서 기자

 

헌 옷을 잘라서 편물 재료로 사용하고 실, 가죽끈, 비닐, 철사 등 다양한 일상의 사물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태피스트리와 대형 직조 벽면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8미터 너비의 대형 위빙 월(직조 벽면)을 직접 채워나가게 되며, 상시 전시장 내 별도 비치한 사용법 안내 영상을 통해 직조 과정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주변의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표현함으로써 삶과 예술의 균형을 이루었던 박래현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워크샵은 코로나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청주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을 비롯해 지역작가 및 청주시민들과의 호흡을 보다 강화했다”라고 밀했다.

이어, “박래현과 김기창의 삶과 예술이 잠든 청주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긴 박래현 예술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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