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박이삼(가운데)위원장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집행부가 동반 투쟁에 돌입한지 9일째로 접어들었다.>
<22일 대한민국 조종사노조의 국적 항공사 조종사들이 단식 농성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국회=권병창 기자/윤종대 기자] LCC 이스타항공이 익명의 인수합병(M&A) 후보군 4곳과 협상중인 가운데 조종사노조는 22일부로 단식투쟁 9일째로 접어들었다.

이날 박이삼 위원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소속 조종사들의 격려 방문을 통해 현안타개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박 위원장은 "하루 아침에 내쫓겨 거리로 나앉게 된 조종사와 직원들의 정리해고를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자구책을 호소했다. 

그는 이에“노동자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은 단식 밖에 없다”며 불가피한 선택을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의 노동자를 살려달라고, 수차례 정부와 (여의도)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는 물론 질의서 송부, 면담 요청도 무위에 그쳤다”며 분루를 삼켰다.

그는 “결국은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 사태는 정부와 여당이 해결해야 된다.”고 전제한 뒤 “자당의 이상직의원을 탈당시키고, 여전히 노동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 위원장은 “거듭 정부와 여당이 나서 해결해야 된다”면서, “정리해고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투쟁을 멈출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22일 오전 대한민국 조종사노조의 각 항공사 조종사들이 박이삼위원장을 격려, 방문한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해결하려면,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기간산업을 안정화하려면 정부의 40조원에 이르는 기안금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정책은 ‘이자놀이’라고 본다”며 “국가가 기업에 이자놀이가 아닌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제대로 집행,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저비용항공사(LCC)가 무너져 간다”며 “유동성 자금 지원을 숱하게 했으나, 그런 식의 의미는 없다.”고 진단했다.

더군다나, “정부는 유독 이스타항공만은 그런 지원에서도 모두 배제됐다.”며 씁쓸함을 더했다.

그는 “그동안 제외됐던 정부의 유동성 지원 및 고용유지 지원금도 늦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조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저비용항공사에 지원했던 자금투입과 같은 유사한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시급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에어부산에 970억원, 제주항공에 600억원, 추가로 1,200억원 지원에 이어 같은 저비용항공사인 티웨이에도 지원 또는 투입되는 만큼 이스타항공도 그 정도는 지원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측은 이스타항공이 매각과정에 있다느니, 자본이 잠식됐다고 하는데, 대다수 LCC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자평했다.

박 위원장은 “이는 핑계거리에 불과하다”며 “앞서 제주항공과 매각과정의 경우 공정거래위는 기업결합심사를 뒤로 사실상 묵인했다.”며 “정부 역시 일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의 단식은 정부 여당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수단으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아무런 협상 채널조차 없다고 주지했다.

그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수 차례나 애원했어도 단 한번의 손을 내밀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박 위원장은 끝으로 현재의 생활을 질문하자, “이 곳에서 단식투쟁과 밤이면 그냥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무기한 투쟁의지를 전했다.

다만,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 민주노총, 정의당, 국민의힘 등 일부 정당과 여타 노조에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시각 현재, 가장 힘들은 것은 “솔직히 배가 고프다.”며 단말마 같은 낮은 목소리로 현황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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