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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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이 줄어들면서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며 혼자 술을 먹을 때가 많아졌다. 특히 즐겨보는 유튜브 실시간 중계를 보며 랜선 술자리를 즐기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 이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나 맥주, 막걸리 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미리 장을 봐 항상 냉장고에 비치해 두고 있다.

30대 직장인 이씨는 요즘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이용해 멀리 있는 친구들과 안부를 전하고 얘기하는 것이 취미가 됐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고,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처지가 되다보니 화상으로 얼굴이라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것. 요즘은 맥주를 즐기면서 대화를 하곤 하는데 같이 모여서 술 먹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넷플릭스 보면서, 친구와 랜선으로 ‘한잔’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술자리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외부에서 친구와 함께 하던 술자리는 ‘혼술’로 변하거나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는 ‘언택트 홈술’로 변하고 있다. 바야흐로 ‘홈술’이 진화하고 있는 것. 

지난해 연말 기준 넷플릭스의 유료가입자는 2억 366만명을 돌파하면서 최대 호황을 누렸다. 이는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혼자 술을 즐기는 ‘넷술족’ 증가로 이어졌다.

또 아프리카TV, 트위치, 유튜브 등 플랫폼 등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실시간 방송에 참여하며 함께 술을 즐기는 ‘술트리밍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연말에는 송년회를 할 수 없는 처지가 되다보니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한 비대면 파티가 증가하면서 ‘줌술족’이 급부상했다.

홈술닷컴의 배상면주가 제품 세팅 이미지
홈술닷컴의 배상면주가 제품 세팅 이미지

“전통주도 집으로”…기업 ‘홈술 마케팅’ 본격화

‘홈술’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도 홈술족을 위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론칭한 온라인 주류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이 고공성장을 달리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 비해 홈술닷컴의 매출은 8배 이상 증가했다.

홈술닷컴은 일반 판매뿐 아니라 원하는 주기에 따라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 ‘월간홈술’을 운영하면서 구독자 또한 매달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주류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홈술’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현재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서울은 오후 3시 이전, 경기는 오전 11시 이전 주문하면 당일 오후 9시까지 받아볼 수 있다.

5일 배상면주가에 따르면, 차별화된 서비스에 힘입어 배상면주가 포천LB의 대표 제품 ‘느린마을막걸리’의 온라인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이태리산 와인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이태리산 와인

롯데칠성음료도 4일 코로나 19로 인한 홈술, 혼술의 증가로 성장세를 보이는 와인 시장을 겨냥해 백화점 전용 와인 2종을 선보였다. 백화점 전용 와인 2종은 캐롤리나 아상블라쥬 스페셜 에디션, 조닌 사쎄오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조닌 사쎄오 리미티드 에디션은 프리미티보 품종 100%의 레드 와인으로 자두, 과일잼의 향, 부드러운 느낌의 바디감이 특징적인 와인으로 베를린 와인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3.5도, 소비자 가격은 6만원대다.

코로나19로 집콕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맥주 소비가 증가해 무알코올 맥주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지난 1월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제로0.00’를 선보였다. 새로워진 ‘하이트제로0.00’은 무알코올 맥주음료에서 저칼로리 건강탄산음료로 재탄생했다.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저칼로리 맥주의 탄생이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알코올 음료 ‘카스0.0’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 영향 홈술·혼술 크게 증가

식품의약안전처가 발표한 ‘2020년 주류 소비·섭취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술과 혼술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단체 모임이 줄어든 만큼 음주 장소가 바뀌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36.2%였으며 자신의 집(92.9%, 중복응답) 또는 지인의 집(62.9%)에서 음주를 즐긴다고 답했다. 음주 상대 또한 친구, 선후배, 직장동료 등에서 혼자(81.9%), 가족(76.7%)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홈술과 혼술이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언택트 홈술이 심화되며 술을 마시는 상황 또한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친목(74.9%), 회식(67.3%) 순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는 혼자 있을 때(70.0%), TV·콘텐츠를 볼 때(43.0%) 순으로 변화됐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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