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17일) KBS 시사직격 <절대농지로 몰려든 태양광>이 방송되었다.
지난 2019년 6월 KBS는 시사기획 창 <태양광 복마전>에서 허위사실에 입각한 보도와 교묘한 편집기술로 태양광이 마치 마귀와 귀신의 소굴인 것처럼 방송했던 전적이 있다. 이번 시사직격은 그에 비하면 나름 균형잡힌 시각에서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치우치진 했지만) 태양광 찬반 진영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에너지 자립마을 ․ 산단 태양광 사례, 독일의 갈등중재시스템 등을 통해 일정한 해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가 몇 달 동안 준비하고, 사안의 본질을 비춰 대안을 제시하려는 KBS 대표 탐사프로 그램의 위상에 견주었을 때 본질은 꿰뚫지 않고, 현상을 스캔하는 수준의 방송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갈등 현상만 부각시키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제목부터 선정적인 <절대농지로 몰려든 태양광>으로 정했으면, 염해지 절대농지에 태양광을 하지 말자는 것인지, 하자는 것인지, 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제시했어야 한다. 이렇게 태양광 때문에 갈등이 있고,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도 정작 절대농지에서 태양광을 어떻게 하자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 그저 주민 간의 소통과 절차문제가 있었다는 점만 부각시켰다. 그럼 소통과 절차문제만 해결되면 절대농지에 태양광을 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절대농지에는 안된다는 것인지의 언급도 없었다. 절대농지 태양광 갈등 문제를 다루면서 그것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엉뚱하게 산업단지 태양광이나 에너지자립마을, 독일 사례나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로 초점을 옮겨버렸다.
둘째, 경작지와 절대농지의 감소원인을 과학적으로 진단하지도,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매년 경작지의 1% 정도가 휴경지로 변하고 있다. 건물건축이나 공공시설 설치 등으로 감소하는 측면이 있으나 갈수록 고령화로인한 자연감소분이 늘어나고 있다. 농촌마을 평균연령이 80세에 육박하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고령화로인한 휴경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태양광 보급을 위해 전용되는 절대농지보다 고령화로인한 휴경지가 훨씬 많은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파악하려 하지 않고, 막연하게 쉽게 눈에 띈다는 착시효과를 이용해 무조건 태양광 때문에 경작지와 절대농지가 감소한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
지금 농촌은 고령화된 농민(토지주)와 비교적 젊고 농기계에 익숙한 농민(임차농)으로 갈라져 있다. 고령화된 농민은 문전옥답이 있어도 직접 농사짓지 못하고, 임차농에게 대신 짓게 하거나 휴경지화되고 있다. 이제 이런 흐름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즉 지금 농촌은 고령화로 인한 휴경지화, 임차농 확대, 이로인한 구조적 갈등요소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염해간척지에서 토지주와 임차농의 갈등이 태양광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령화된 농민(토지주)의 편안한 노년과 소득증대에 대한 욕구도 충족하고, 임차농도 안정적으로 터전을 유지하는 속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치면서 안정적인 소득창출을 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고령화된 농민과 꿈을 펼치려는 임차농이 상생하면서 농촌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은 복합영농(작물농업+햇빛(태양광)농사)이다. 제작진의 안목 부재로 양자가 상생할 수 있는 엄청난 솔루션인 ‘영농형 태양광’이 있음에도, 정작 가려운 사람 다리는 긁지 않고 멀쩡한 사람 다리만 긁은 셈이다.
셋째, 붕괴되는 농촌과 지방소멸을 막고, 농업․농가․농민을 살리기 위한 근본대책은 무엇인지, 농촌에서 태양광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다.
젊은이들은 농촌을 떠나고, 남아있는 분들은 계속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불가피하게 절대농지마저 휴경화되고 있다. 근본대책은 젊은이들도 귀농귀촌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 즉 지속가능한 농촌•농업•농민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안정적인 농가소득 창출에 있음은 명백하다.
알다시피 쌀농사를 지어봐야 뼛골만 빠지고 손에 쥐는 게 별로 없는 게 작금의 농업과 농촌의 현실이다. 논 300평 1마지기 지어봐야 1년 소득이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인건비, 비료비, 농약비, 기계사용비 등을 제외하면 실질 소득은 몇십만 원도 안 된다. 이러니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고령화되고, 휴경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경작지의 휴경화와 절대농지의 감소는 돌이킬 수 없다. 태양광을 막는다고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태양광을 보급해야 한다.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태양광을 활용해야 한다.
농촌, 농업, 농민을 살리기 위해 농사와 햇빛농사(태양광)를 병행해야 한다.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보급하면, 농작물 수확량은 최소 85% 이상 거두면서 태양광으로 5~8배 정도 추가수익이 발생한다. 큰품 들이지 않으면서, 비닐하우스 등보다 훨씬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기후위기 극복에도 기여하면서 농가소득이 증대된다. 토지주와 임차농이 상생할 수 있도록 꼼꼼한 설계와 제도환경 마련을 통해 영농형태양광의 길을 열어야 한다. 1천평의 농지에 복합영농(3-4마지기 농사와 태양광 200KW)을 하게 되면, 연 4천만원 정도 소득창출이 가능하기에 젊은이들도 귀농귀촌해 정착할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확신한다.
KBS와 시시직격 제작진에 요청드린다.
태양광 편 2탄을 준비해주시기 바란다. 공영방송 KBS의 역량을 투입해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인 농촌을 살리기 위한 근본대책, 고령화된 농민(토지주)와 임차농의 상생방안, 지역 에너지 자립방안, 농촌활성화 위한 태양광의 역할, 태양광 확산에 따른 바람직한 계통망설치방안 등을 다뤄주기 바란다. 이를 통해 사안의 본질, 문제 원인, 해법(대안)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대표 탐사프로그램의 면모를 증명해주기 바란다.
더불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보제공에 노력해 주기 바란다. 에너지 정쟁화, 가짜뉴스, 왜곡보도가 판을 치는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 KBS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복합영농(농사와 태양광)이 농가소득 증대, 농지보존, 식량안보 기여, 귀농귀촌 활성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저감에도 기여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도 적극적으로 알려주기 바란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제공/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