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 둘러봐도 소용없겠지 / 인생이란 강물 위로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함께 썩어가겠지 /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끝이 없는 날들 속에 / 나와 너는 지쳐가고 /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 스스로 안심시키지 /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멀어지고 /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김광석의 많은 노래 중에서 즐겨 부른 노래이다. 기타를 잡으면 반복해서 불렀다.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의 노래는 코드와 선율은 단순하지만 부르기 어렵다. 감정을 담아야 한다. 기타 치면서 하모니카 부는 것이 좋아보여 하모니카를 배웠다.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은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고민과 방황을 노래로 승화시켜 가슴을 촉촉하게 적셨다.

세상을 일찍 떠나지 않았다면 주옥같은 노래를 더 많이 들려주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그는 떠났지만 지금도 그의 노래는 사랑받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매일 밤 2시간을 걸을 때 가끔 메들리로 듣는다.

‘일어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으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거리에서’, ‘나의 노래’, ‘먼지가 되어’,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사랑이라는 이유로’, ‘아직도 못다한 사랑’,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 ‘광야에서’,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그는 나와 같은 해에 대구에서 태어났다. 오랜 친구처럼 정겹고 마음이 편하다. 2010년, 김광석이 어렸을 때 대봉동 방천시장 부근에 살아서 신천 둑길을 따라 거리를 조성하였다.

김광석 거리는 수성교에서 송죽미용실까지 358m다. 그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11팀의 작가들이 참여해서 조형물과 다양한 벽화를 그렸다. 한국 관광 100선에 포함되었다.

지금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로 바뀌면서 벽화가 바뀌고 골목 분위기도 달라졌다. 벽을 따라 노랫말과 김광석의 동상과 사진이 전시되었다.

매년 10월이면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를 개최하여 그를 추모한다. 전쟁 같은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거리 공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좁은 골목길을 걷노라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김광석의 노래가 잔잔히 퍼졌다. 벽화에는 수줍게 활짝 웃는 얼굴이 피어났다. 우울했던 그의 삶 속에서 어두운 얼굴이 생각났다.

나를 비롯한 7080세대는 추억에 잠기며 걸을 것이다. 7080세대는 그때 태어난 세대가 아니고 그 시절 청년 시절을 보낸 세대다.

말하지 않아도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벽화를 보면 같은 생각을 하였으리라. 추억은 노래와 더불어 감성을 적셨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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