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소중한 사랑, 추억 속의 사랑 등 사랑에 관한 감정을 쉽게 잊을 수 있죠. 이 작품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듬뿍 느꼈으면 합니다."

가수 윤도현은 28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뮤지컬 '광화문연가' 프레스콜에서 "작품이 전하는 것은 한마디로 사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출연 배우들. (CJ ENM)
뮤지컬 '광화문연가' 출연 배우들. (CJ ENM)

지난 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광화문연가'는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을 토대로 제작한 주크박스 뮤지컬로,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죽음을 앞둔 중년의 작곡가 명우가 시간여행 가이드 월하와 함께 1980∼1990년대의 기억 속으로 여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헤드윅' 이후 5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윤도현은 이번 작품에서 엄기준, 강필석과 함께 중년의 명우 역을 맡았다.

그는 "이전 작품이 너무 힘들어서 뮤지컬은 (제가)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것 같아 은퇴 선언을 했는데, ('광화문연가'는)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다시 하게 됐다"며 "무대를 할 때마다 일분일초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두 번째 시즌에 출연했던 강필석은 "이영훈 작곡가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명우 역의 매력"이라며 " 3년 전 했을 때 너무 즐거웠던 추억과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다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개막 전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완치된 차지연과 김성규(인피니트)는 김호영과 함께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젠더프리로 월하 역을 연기하고 있다. 월하는 극의 서사를 이끌어가며 웃음과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이다.

지난 시즌에서 명연기를 선보이며 '월하 장인'이란 수식어가 붙은 차지연은 "참여한 작품에 다시 참여하는 것은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라며 "힘든 상황에서 찾아와주시는 관객분들과 어떻게든 눈을 맞추려 하고 있고, 매회가 마지막이듯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이번 무대에 서는 소감을 밝혔다.
공연에서는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을 세련되게 편곡해 들려준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이영훈의 음악이 나왔을 때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았다"며 "그의 음악은 보편성과 우아함을 가졌기 때문에 계속 듣고 재해석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초연부터 계속 '광화문연가'를 이끄는 이지나 연출은 "연출을 20년 넘게 하면서 깨달은 것은 아름다운 음악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이영훈 작곡가의 모든 노래는 히트곡에서 시작해 명곡으로 인정받고, 고전의 대열에 들어선 음악이다. 관객들이 계속 사랑해주시면 이 작품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명우와 월하의 만남, 아름다운 첫사랑, 이별의 아픔, 엇갈린 인연 등 작품의 주요 장면이 시연됐다.

배우들은 '그대와의 대화', '내 오랜 그녀', '그게 나였어', '그녀의 웃음소리뿐' 등 감성 가득한 노래를 부르며 아련한 추억의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은 9월 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