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산성 학술발굴조사 현장 항공사진.


베일에 가려져있던 김해 분산성이 일반에 공개된다.

김해시는 국가사적 제66호로 지정된 분산성의 발굴조사 현장(어방동 954번지)을 21일 오후 3시부터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분산성 학술발굴조사는 분산성의 보수정비를 위한 문화재청 국고보조사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이달까지 진행된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반도문화재연구원(원장 조수현)이 발굴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분산성 내 설치됐던 조선시대 군영(군대가 머무는 곳)에 관한 본격적인 학술조사라는데 의의가 있다. 이전까지는 성벽 일부와 봉수대 확인 조사 등이 간헐적으로 실시됐을 뿐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분산성 내 군영 복원이 기대된다.
 

▲ 산성 등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못인 집수지 전경.


조사는 성내 서쪽 '집수지'(산성 등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못)구간과 중앙의 '진아'(군의 관리들이 업무를 보던 건물)터 구간으로 구분해 2개월에 걸쳐 실시됐으며 집수지 구간에서 집수지 6기, 진아터 구간에서 조선시대 진아, 창(倉·곡식창고), 군기고(전투에 쓰이는 무기를 보관하는 창고) 등 건물터 5동이 확인됐다.

1872년에 제작된 분산산성 고지도에 집수지와 진아 등이 그려져 있는데 집수지는 서문지와 동문지 근처에 각각 1기 씩 그려져 있고 진아터 등 건물지는 산성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6기의 집수지 중 1~3호는 내부조사가 완료돼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고 조사구간 밖으로 범위가 확장돼 내부조사를 실시하지 못한 4·5호는 층위(지층이 쌓인 순서)와 유물을 통해 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2호 집수지에서는 배모양 목기가 발견됐다.

진아터는 훼손이 심하지만 곡식창고터, 군기고터, 담장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군기고로 추정되는 3호 건물지에서는 창대 끝에 끼우는 물미(창대나 깃대의 끝에 끼우는 뾰족한 쇠)가 출토됐다. 또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도 나왔다.

이번 발굴조사로 분산성 고지도에 묘사된 진아터 등의 조성 시기가 조선시대 전기까지 소급되고 서쪽 집수지가 1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증축과 개축이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김해시 가야사복원과 관계자는 "비록 이번 조사에서 분산성의 최초 조성 시기에 대한 자료까지는 확보할 수 없었지만 다수의 집수지와 조선시대 분산성 내 군영과 관련된 시설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문화재청과 협의해 4·5호 집수지의 발굴조사와 조선시대 건물지의 복원 방안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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