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동물병원 이기업 수의사
효창동물병원 이기업 수의사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이다. 한국인 4명 중 한 명은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동물 앞에 “반려”라는 말이 붙은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가 오래오래 아프지 않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보호자들이 같을 것이다. 아이들과 더 오래 함께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에는 영양 성분이 좋은 간식이나 사료 공급,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며 그와 더불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필자는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정기 건강검진으로 꼽고 있다. 말 못하는 아이와 같기에, 증상이 발견되어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미리 진단하고 예방해 주어야 한다.

반려견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세부적으로 나누면 항목이 많아지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신체검사, CBC검사, 혈액검사, 뇨검사, 방사선촬영, 심장사상충검사를 진행한다. 신체검사는 피부, 눈, 코, 귀, 구강, 보행 상태, 청진 등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혈액검사는 말 그대로 채혈을 해 진행하는 검사로 간 수치, 신장 수치 등을 파악해 전반적인 아이의 개별 장기의 이상 여부, 영양 상태, 질병의 경중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뇨검사는 소변을 통해 비뇨기 감염, 결석, 당뇨, 신장 기능 등을 평가할 수 있고 방사선 촬영은 흉강이나 복강 내 장기와 관련된 질병의 판단이나 뼈나 관절의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의 검진 결과에 따라 다양한 검사를추가할 수 있다.

강아지 치료의 접근은 질병이 생겼을 때 검사를 통하여 질병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하는 개념이 보편적이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강아지에 비해 질병 진행 속도는 빠르지만 조기에 진단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많다. 따라서 예방 차원에서의 건강검진은 고양이에게 필수적이다. 한 가지 가장 큰 예를 들면 신부전증이 있다. 신부전증은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체액의 정상적인 성질을 유지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한다. 이미 발병한 상태에서는 많은 비용과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지만 미리 건강검진을 통하며 발병 전에 관리해 주면 질병을 막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고양이 당뇨, 갑상선 기능항진증, 면역 관련 알러지, 심장 질환 등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 가능한 질병들이 많다.

몇 보호자 중 반려동물이 매년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시간은 사람보다 빠르다. 이는 사람에 비해 평균 수명이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체의 변화 속도 또한 빠를 것이다. 해마다 달라질 수 있는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건강검진밖에 없다. 모든 보호자들이 나와 함께 하는 동안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랄 것이다. 건강한 반려동물의 삶을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

(글 : 효창동물병원 이기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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