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하늘길이 막혀 유례없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과 항공사 간 합종연횡, 화물수송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내년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으로, 공급과잉에 시달린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기대해본다. 다만 백신 개발 이후 본격적인 여객 수요 정상화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 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공항의 모습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공항의 모습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를 오가던 비행기들이 격납고에 묶여 있는 처지가 됐다. 항공업 특성상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인건비 등 고정비가 큰 산업이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데 매달 불어나는 고정비로 항공업계는 이제 도산을 우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실제로 올해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2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6조5454억원 매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 대비 97.6% 급감했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하반기 국제선 매출 피해액 역시 최소 8조8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관련 조치 국가는 55개국, 시설 격리조치 10개국, 검역강화 및 권고는 98개국이다. 지난 6월 입국 금지 초지 혹은 입국 절차 강화한 국가가 총 183개국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긍정적이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급격하게 출국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문제는 내년도 회복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2월인 현재까지도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중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국경 봉쇄 조치와 입국 후 자가 격리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진정과 재확산이 반복되며 여전히 통제 불능 상태다. 국제공항협회(ACI)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은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항공사들은 생존을 위해 기존에는 없던 전략을 펼쳐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일찌감치 화물운송으로 방향을 바꾼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가항공사(LCC)도 최근 화물 운송에 뛰어들었다.

도착지 없는 여행 상품도 잇달아 출시됐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이 국내 상공을 비행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방역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비행기 여행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를 위해서다.

정부는 타국 입국·출국이 없는 국제선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 도입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특히 탑승객 면세점 이용도 가능해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빠르면 연내 해당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체제가 단일 '초대형항공사' 체제로 바뀌며 국내 항공산업 구조재편도 주목할 만하다. 양사 통합에 따른 중복 노선 재조정으로 운항 효율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같은 일시에 운항했던 노선의 경우 겹치지 않게 운항 요일을 분산하면 고객 편의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항공기 정비사업 등도 공동 운영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양사 통합이 마무리되면 산하 LCC(저비용 항공사)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통합 LCC는 규모 면에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을 제치고 국내 LCC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게 된다. 에어아시아에 이어 아시아 2위 LCC로 급부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추가로 LCC업계의 전반적인 구조재편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내년도 여객 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된다 하더라도 일반 시민들의 본격적인 접종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라며 "동시에, 국제선 여객 수요 서서히 회복, 본격적인 회복 시점은 22년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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