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신경과 최교민 교수
                     건국대병원 신경과 최교민 교수

어릴 적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상포진바이러스는 일생동안 우리 몸에 잠복해 있다.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에 비유되는 대상포진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대상포진 발생 원인은?

대상포진바이러스는 신경을 좋아해서 수두를 앓았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당시 가장 발진이 심했던 부위의 신경절에 숨어있다. 몸의 면역력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을 때는 활동을 멈추지만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면, 기회를 노리고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서 해당 신경절이 담당하는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통증과 물집 등이 생긴다.

■스트레스로도 대상포진이 생긴다던데?

몸에 잠복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재활성화되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떨어진 면역력이 주요한 위험요인 이다. 따라서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스트레스나 종양도 연관이 있다.

특히 암환자는 암은 물론 치료제가 면역력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대상포진이 생기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최근 루푸스나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 질환 역시 대상포진의 위험 인자이다. 고령이나 당뇨도 중요한 위험 인자로 사실상 많은 사람이 대상포진을 주의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발병 초기의 증상부터 회복까지의 과정은?

보통 발진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신체의 특정 부위에 감각이 이상해지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쿡쿡 쑤시기도 하고 칼로 베이는 듯한 느낌의 날카로운 통증이 동반되는데, 이불이나 옷이 닿는 가벼운 접촉으로도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때 림프절이 붓거나 발열, 근육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후 점차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데 주로 신경절을 따라 나타난다. 간단하게는 몸통에서는 띠모양으로 발생하기 쉬우며, 신체의 정중앙을 넘어 양측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도 기억하면 좋다.

물집이 생기고 3일쯤 지나면 고름이 보이다가 열흘 정도가 지나면 딱지가 생겨난다. 이 딱지는 2~3주에 걸쳐 탈락하게 된다. 보통은 한 달 이내에 통증과 피부 병변의 회복까지 완료되지만, 병이 호전되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통증이 심할 때는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면서 염증 반응과 통증을 최소화시키는 치료를 병행한다. 또 피부가 2차 감염에 취약해지므로 이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통증 정도와 양상, 부작용 등을 고려해 여러 약물을 함께 사용한다. 이렇게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이유는 대상포진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 만약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게 되면 바이러스 관련 치료는 하지 않고 통증 관리에 초점을 두고 치료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통증 치료가 가장 우선이 된다는 사실도 기억해두면 좋다.

■대상포진 예방법

대상포진은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합병증이 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조 증상이 있는지 잘 확인하고, 특히 통증이 몸통이나 이마 부위 한쪽에서 생기기 시작했다면 의사와 빠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 저하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를 멀리하고, 지나친 다이어트나 극심한 피로 역시 피해야 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발병이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일수록 대상포진과 그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어르신들에게 접종을 더 권하고 있다.

■대상포진 Check List =▲몸살이 난 것처럼 온몸이 쑤시면서 신체 일부에 통증이 생겼다 ▲통증이 있는 부위에 물집이 생겼다 ▲물집이 있는 곳에 칼로 베이거나 타는 것처럼 날카로운 통증이 생겼다 ▲과거에 수두나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다 ▲고령이거나 병이 있어 면역력이 약한 것 같다.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수 있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최교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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