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한장 면바지 한벌에 10만원 ‘훌쩍’
전년동월比 8%↑…31년만에 최고치
거리두기 해제·나들이철 영향 미쳐
소비자물가지수 오름세 둔화와 대조

 

의류 가격이 3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시민들이 쇼핑을 하기위해 거리에 나와있다. /연합뉴스

중학생 자녀 옷을 사려고 매장에 들른 주부 박현정(46·여)씨는 가격표를 보고 몇번이나 물건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옷값이 지난해 초여름보다 훌쩍 올랐다는 것이 체감됐기 때문이다. 매장마다 여름맞이 할인 이벤트를 연다는 팜플렛이 달려 있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았다. 모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긴팔 셔츠 한장이나 면바지 한벌에 10만원이 훌쩍 넘어서는 가격을 보니 쑥쑥 크는 아이에게 얼마나 입힐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섰다.

박씨는 “여름도 오고 나들이나 학교 행사 같은 외출이 많아져 옷을 장만해주려 했는데, 티 한장도 지난해보다 3천~4천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자녀에게 옷 한벌 사주기도 팍팍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엔데믹 일상회복과 함께 지난달 의류와 신발 물가가 31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한 풀 꺾였다지만, 고물가가 장기화 된 가운데 의식주 중 하나인 의류 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신발 물가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8.0% 올랐다. 이는 1992년 5월(8.3%) 이후 31년만에 최고치다.

지난달과 비교했을때는 의류와 신발이 각각 8.4%·5.8% 올랐다. 특히 장갑(18.1%), 티셔츠(14.3%), 원피스(13.7%), 여자 하의(13.7%), 아동복·유아복(13.7%), 청바지(11.8%), 세탁료(11.3%) 등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주요등락품목에 따르면 광주의 경우 전월대비 유아동복 5.3%, 여자하의 5.9%, 남자하의 9.0% 상승했으며, 전년동월대비 유아동복 13.7%, 티셔츠 14.3% 인상됐다.

전남은 전월대비 유아동복 5.3%, 남자하의 9.0%, 여자하의 5.9% 올랐으며, 전년동월대비 유아동복 13.7%, 티셔츠 14.3% 상승했다.

이러한 의류물가 상승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가팔라지고 있다.

의류·신발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1.8%) 까지만 해도 1%대에 그쳤다. 이후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5월부터 3%대 상승률로 시작해 11월 5%대, 올해 3월 6%대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완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외출 증가로 의류 지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목화 가격, 운송비 등 원가가 상승과 함께 일상회복으로 소비수요가 늘어 최근 의류 업계가 가격을 올려 계절 신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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