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6.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6.8

재계 “정 회장 사태 책임 통감, 거취 문제 숙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용산 사옥서 17일 오전 10시 발표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광주에서 잇단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자신의 거취를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재계와 현대산업개발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17일 오전 10시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함께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는 정 회장의 거취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정 회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참사 현장에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 수습 방안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서울 자택으로 올라와 주말 동안 근본적인 사고 수습책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간 바 있다.

재계에서는 우선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 건설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출처: 연합뉴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작년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출처: 연합뉴스)

또 일각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볼 때 정 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지주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에서도 물러나는 등 ‘경영퇴진’의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사퇴 등 극약처방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산업개발 임직원과 정 회장의 측근들은 현재 정부의 사고 원인 조사와 실종자 수색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 회장의 입장 표명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62년생인 정 회장은 198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현대차의 경영권이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현대차 명예회장과 함께 1999년 3월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아파트 명가’로 불리던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데 이어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까지 일으키면서 부실공사 등에 대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사고 책임자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도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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