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Thor Tryggva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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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따스해지는 계절의 바닷가에는 녹조나 적조 현상이 일어나는 일이 잦다. 녹조나 적조 현상은 부영양화된 물속에 식물성 플랑크톤인 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해서 물빛을 녹색이나 적색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흔히 바다나 강에서 발생하는 이 현상을 두고 가볍게 언급하는 일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 피해가 매우 크다. 녹조나 적조는 모두 질소나 인과 같은 유기 영양분이 많아지면 생기는데, 이렇게 녹조나 적조가 발생하면 하천 표면을 덮어버리면서 산소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를 감소시킨다. 이럴 경우 해양 생물이 죽거나 물이 썩어버리게 되는 피해가 일어난다. 해안가로 밀려 들어온 미세조류들은 썩어서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등의 피해도 일으킨다.

◇ 해외 피해 사례 증가↑
미세조류의 역습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유럽이나 중남미에서도 미세조류의 역습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Photo by Janko Ferlič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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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녹조 현상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피해가 엄청난 수준으로 인근 국가들은 엄청나게 번식한 모자반(sargassum, 갈색을 띤 해조류 일종)의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자반 종류를 섭식하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카리브해의 해안가를 뒤덮은 모자반을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썩어들어가고 있다.

미세조류가 부패할 때는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황화수소를 내뿜는데, 이는 유독가스로 눈이나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켜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뜻한 기온의 카리브해만이 아니다. 북유럽에 있는 발트해는 지속해서 적조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 역시 질소와 인의 해양 유입으로 인해서 부영양화가 발생했고, 미세조류가 이러한 부영양화로 급격히 번성하게 됐다.

◇ 미세조류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다
미세조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이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육지가 아닌 수상에서의 제거 작업은 쉽지 않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한두 번 처리하면 되는 문제가 아닌 지속적으로 미세조류가 번성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매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Origin by Ocean
ⓒOrigin by Ocean

이에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핀란드를 기반으로 하는 '오리진 바이 오션(Origin by Ocean 이하 ObO)'는 이러한 미세조류의 문제를 플랫폼 기반으로 접근해서 해결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창업주인 핀란드의 생화학자인 Mary Granström은 미세조류를 수확해서 다양한 제품의 원재료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미세조류 추출물은 기존에 알려진 식품이나 화장품에 사용되는 것 외에도 동물 사료, 포장재, 세제 그리고 플라스틱 대체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ObO 측은 핀란드 해안에서 미세조류를 수확해서 물과 분리한 다음, 특허받은 생물 정제 기술을 사용하여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을 추출할 수 있다. 이렇게 추출된 물질은 식품 및 음료, 화장품, 위생, 섬유 및 기타 여러 상품 및 재료의 기존 화학 성분을 대체할 수 있다.

기존의 미세조류를 제거하는 방법과는 달리 미세조류에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업체 측은 미세조류 수확 플랫폼을 통해 발트해와 카리브해를 시작으로 전 세계 해안 거주민에게 생계를 제공하는 동시에 부영양화된 바다에서 오염된 영양분을 제거하고자 하고 있다.

해양 오염을 막으면서 동시에 수익화를 통해 해안가 거주민에게 생계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움직임이 큰 효과가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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