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30.5억달러 적자... 적자폭 2년여만에 최대
인플레이션·경기침체 등 한국 경제 위기설 우려 커져
한은 “9월 경상수지는 흑자 예상”... 추 부총리 "올해 내년 모두 경상수지 흑자일 것"

부산항 신선대 부두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을 하는 경상수지가 8월 기준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넉달만에 적자 전환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외화수급에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을 추가로 올릴 수 있기에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돼 경제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위기설에 선을 그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104억9000만달러 감소한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은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6개월만에 최대다.

앞서 경상수지는 지난 4월 8000만달러 적자를 낸 뒤 5월에 38억6000만달러 흑자 전환해 세달째 흑자를 이어온 바 있다. 그러나, 8월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은 대(對)중국 수출 감소로 수출 증가폭이 축소된 데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수입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2개월 연속 늘었으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확대돼 수입은 20개월 연속 늘었다"고 설명했다.

8월 경상수지가 넉달만에 적자 전환하자 ‘한국 경제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불러온 사실상의 촉발점이 '경상수지 적자'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6년 230억달러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에 대한 회의감을 갖고 이탈해 원화값 폭락(환율 급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원화값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높은 환율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수준을 더욱 높이고,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기업들의 원자재 구입 비용이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가격으로 전이가 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조세정책)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한은은 9월의 경우 무역적자가 37억7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되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무역수지 적자의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해 경제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위기설에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트라우마 때문에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고,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닌지 많이들 걱정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9월에는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많이 줄어서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한국은행과 국제기구는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300억달러가 훨씬 넘을 것으로 보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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