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축구 감독의 유쾌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생존기!

출처 : 테드 래소 공식 예고편 캡처.
사진=테드래소 예고편 캡쳐.출처=네이버 영화 예고편 저장소

애플 플러스의 간판 코미디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이 축구를 전혀 모른다면 어떨까? 이러한 상상을 담은 작품이 있다. 바로 애플 티비 플러스에서 독점 방영되는 드라마 <테드 래소>(Ted Lasso)이다.  이 작품은 2020년 8월 14일에 방영된 시즌 1을 시작으로 2021년 7월 23일엔 시즌 2까지 22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필자는 우연히 유튜브 리뷰 채널을 보던 중 이 드라마를 처음 접하게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축구드라마였기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바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미국인 콧수염 아저씨 ‘테드’에게 빠져들게 됐다.

I’m American in London!

이 드라마는 영국 런던을 연고로 하는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인 리치몬드의 구단주 루퍼트가 사생활 문제로 해임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구단주 대체자로 선임된 사람은 루퍼트의 아내였던 리베카가 선임된다. 그러나 그녀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사랑하는 축구팀 리치몬드를 무너뜨리기 위해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미식축구 2부리그 우승 감독인 테드를 미국에서 데려오게 된다.

축구의 문외한인 이 감독에게 언론, 지역사회, 선수들은 불신을 갖고 압박하기 시작하고 성적 부진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과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테드가 이 능력을 통해 리치몬드 구단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축구의 어시스트 코미디의 골

<테드 래소>는 흔치 않은 스포츠 중에서도 팀 경영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이끌어간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드라마엔 팀 경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팀과 관련된 인물들의 에피소드, 사생활 등이 작품의 중심이 된다. 영국의 펍 문화, 팀 구성원의 사생활, 선수들의 WAGs 등 축구 외적인 부분을 다루기에 축구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메인 장르 중 하나인 코미디는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개그와 드립은 시청자들을 정신없이 웃게 만든다. 그래서 작품의 분위기는 밝은 편에 속하지만, 드라마는 감동과 위로를 주는 장르적 특색도 존재하기에 또 완전히 가볍지만은 않은 특징이 있다.

사랑할수 밖에 없는 주인공들

작품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선 웃기기 위해 혈한이 되어있다. 물론 각본의 도움이 있겠지만, 그것을 잘 살려내는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또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결함이 있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새 구단주인 리베카를 예로 들 수 있다. 초반부에서는 남편의 복수를 위해 팀을 무너뜨리려 주요 선수를 매각하고 직원들을 하대하며, 초보 감독을 선임하는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 또한 나름의 아픔이 있는 인물이었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테드를 알게 되고 변화해가는 리베카의 모습은 정말 입체적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특히 자칫 뻔할 수 있는 캐릭터를 리베카의 배우 한나 웨딩햄이 연기를 통해 현실에서 있을법한 커리어 우먼으로 잘 표현해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리베카와 같은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이들이 자신의 아픔, 콤플렉스를 치유하고 씻어내는 과정을 보는 게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평범함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들이 작품에서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코치들끼리 모여서 연애 고민 들어주기, 선수들끼리 크리스마스의 선물 교환하기 등등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고 결국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식 개그의 한계

드라마가 완벽한 작품이냐에 대한 물음엔 ‘그렇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다. 우선 무수한 비유가 등장하는데 비 미국권이나 미국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알아듣지 못할 내용이 많았다. 또 미국식 개그가 맞지 않는다면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내용은 대부분 개그 소재로 활용되기에 작품의 흐름을 방해하진 않는다. 오히려 미국 문화를 알아가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지속적인 야한 농담이다. 12세 이용가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야한 농담이 난무한다. 그러나 이 또한 웃기기 위한 소재로 사용될 뿐 오히려 앞서 말한 두 단점이 취향에 맞는다면 끊임없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테드 아저씨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주인공인 테드는 큰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아픔을 긍정적인 태도로 잊어보려 한다. 그래서 변화와 아픔이 찾아올 때마다 타인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수많은 변화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 변화는 때론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큰 좌절과 실패를 주기도 한다. 드라마는 그런 시기를 겪는 우리에게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 싸우고 곁에 있는 이들과 함께 이겨내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현재 변화를 겪고 있고 변화를 맞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유쾌한 테드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힐링해보면 어떨까?


이지환 객원기자

* 이지환 객원기자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언론을 전공 중인 예비언론인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사이드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