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서 실종된 A씨가 실종 직전까지 타고 있었던 무궁화 10호 (사진=해양수산부)
연평도서 실종된 A씨가 실종 직전까지 타고 있었던 무궁화 10호 (사진=해양수산부)

서해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우리 공무원을 북한 군이 피격한 뒤 불태웠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북한 군이 소각한 것은 주검이 아닌 부유물이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초 국방부는 24일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같은 날 "북한 단속정이 나타나 상부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방독면을 착용하고 방호복을 입은 군인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군 감시장비도 시신을 불태우는 불빛을 관측했다”며 주검 소각을 확신했다.

아울러, 정보당국 관계자도 25일  "월북을 시도했다는 것과 피격이 이뤄졌다는 것, 시신이 훼손됐다는 것은 한덩어리로 파악된 정보”면서 피격 및 시신훼손 첩보의 신뢰도가 높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오전 통전전선부 명의로 보낸 통지문을 통해 총기 발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소각한 것이 주검이 아닌 부유물임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 "귀측(남측) 군부가 무슨 근거로 단속 과정에 대한 해명 요구 없이 일방적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댓가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의 표현을 쓰는지 커다란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시신훼손 관련 군 당국의 설명과 북한의 해명이 다르자 정보 당국의 첩보 신뢰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서해 상에서 실종돼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 A씨의 월북 여부를 두고 격화되고 있는 당국과 유족간의 진실 공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날 북한 통신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 당국이 확보한 근거를 예시로 들며 “A씨가 북측으로 간 것은 월북 목적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양수산부는 이번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자진 월북 증거는 없다”면서 “특히 승선할 때 가지고 있던 옷, 가방, 생필품 등도 대부분 배 안에 그대로 있다”고 확인했다.

해수부는 또한 “A씨가 동료들과도 그런 얘기를 나눴던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월북 가능성 관련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A씨의 친형이라고 밝힌 이 모씨도 “월북이라는 단어의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콕집어 (동생으로) 특정하는지 의문”이라면서 ‘물 때’를 근거로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불합리하게 몰아가고 추정적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과 북측의 입장이 다르다’는 지적에 “ 우리 군의 첩보를 종합한 판단과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면서 “북측에서도 현재까지 조사한 것이라 상황을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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