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벚꽃나무 그늘에서
딸에게

- 차 승 진 -
 

우윳빛 그늘에서 그리움의 우산을 펼치면
나는 기타를 퉁기고 너는 노래를 부르지
알 수 없는 이 설렘처럼 희미하게 겹치는
유년의 어린아이였던 네 모습
어느새 목련꽃 같은 여인이 되어버린
담장을 벗어난 아득한 풍경​
펑펑 팝콘처럼 터지는 우윳빛 그늘에서
나는 기타를 퉁기고 너는 노래를 부르지
오늘은 이 거리를 함께 걸어가자고
흩날리는 벚꽃잎을 머리에 이고​
너는 노래를 부르고 나는 기타를 퉁기며​
알 수 없는 이 설렘이 눈송이처럼 열리는​

인생은 이렇게 황홀하게 피어서
단아하게 스러지는 화사한 벚꽃처럼​
온 세상 그윽한 배경이 된, 
너의 그 모습처럼

저작권자 © 위클리 김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