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캔스톤 R360 2채널 유선 스피커, 스피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써보니] 캔스톤 R360 2채널 유선 스피커, 스피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 김신강
  • 승인 2021.03.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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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05일] - ‘선 없는 자유’. 요즘 전자기기 산업의 흐름이자 현재이고 미래의 화두다. 시작은 역시나 애플이다. 아이폰, 에어팟 터치 초기에 사용하던 30핀 커넥터를 아이폰5의 등장과 함께 8핀 라이트닝 커넥터로 변경하며, 수많은 써드파티 스피커들이 ‘멘붕’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USB-C로 의기투합하다시피 모든 업계가 변경하는 동안에도 애플은 아이패드 라인업에만 USB-C를 허용할 뿐 아이폰 12에 이르기까지 라이트닝 커넥터를 고수하고 있다. 에어팟의 등장으로 무선 이어폰의 대중화를 이끈 애플은 급기야 아이폰 13, 또는 아이폰 14부터는 아예 충전단자를 제거한다는 루머가 신빙성 있게 돌고 있다.


음향기기 산업은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아 블루투스 스피커가 표준이 되었고, 어댑터 연결을 위한 목적 이외의 선은 모두 불필요한 것으로 취급받는 것이 현재 산업의 흐름이다. 이런 흐름 속에 출시된 캔스톤의 2 채널 신작 스피커 R360은 상당히 생뚱맞은 등장이다.

블루투스는 아예 지원되지 않는 전통적인 유선 스피커다. 이 회사 특유의 북쉘프 디자인이 보였던 클래식한 매무새는 역시나 싶은 마감을 인정받았지만, 2021년에 왜 유선 스피커인가 하는 의문을 지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한국 스피커 브랜드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이고, 코로나 이후에는 거의 매달 신작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기업이다. 그리고 모두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는 2 채널 스피커다.


이런 시점에 캔스톤이 유선 스피커를 내놓았다면, 분명한 이유도 있을 터.

시선을 사용자가 아닌 현장으로 돌리면 무선보다는 유선이 더욱 절실한 곳이 드러난다. 카페, 편의점 등의 영업장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B2B 시장이다. 캔스톤은 CU 편의점과 골프존 등에 스피커를 공급해왔다. 이들 환경에서 요구하는 것은 내구성이다. 기능이 많을수록 고장 가능성이 높기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번 제품에 녹아있는 특징이다. 물론 RCA(AV 단자)를 연결해서 보다 끊김 없고 깨끗한 소리를 듣고자 하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매력적이지만, 다양한 용도보다는 철저하게 음악에 초점을 맞추고 이동이 잦지 않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목적에 충실한 제품을 선보였다.


3만 원대의 가격은 R360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부분이다. 2 채널 스피커로써 이보다 저렴한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기능이 제한적인 데다가 영업장을 겨냥한 제품이기 때문에 가성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물론 가성비 맞추는 일이 캔스톤이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40W의 출력을 낸다. 이는 대형 스마트 TV의 평균 출력 수준이다. 무시할 수 없다. 저음 강화를 위해 양쪽 스피커 후면에 에어덕트도 배치됐다. 웅웅대는 공진음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음압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다. 2인치의 사운드 트위터, 4인치의 베이스 유닛 등 사운드 품질을 위한 장치들은 빼곡하게 들어가 있다.


매장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인상적이다. 양쪽 스피커 후면에는 월 마운트 홀을 장착해 벽면에 시계처럼 걸어서 설치할 수 있으며, 스피커 단 클립식 단자 연결 방식을 채택해 케이블 연장도 가능하다. 사무실, 카페 등에 설치 시 유선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전형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 역시 캔스톤 R360이 어디에 놓였을 때 가장 어우러지는 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양쪽 스피커 모두 패브릭 그릴이 적용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서도 내부 유닛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테면 키즈카페, 학원처럼 어린이나 학생들이 많은 곳에서도 스피커가 불의의 부상(?)을 입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사업장이 작은 경우 가정에서 가져온 블루투스에 휴대폰을 연결해 음악을 트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중요한 전화를 놓친다거나, 음악이 들리는 중에 괜한 알람이나 통화로 매장 분위기를 해칠 우려도 높다. 캔스톤 R360은 높은 비용을 들이기 부담스러운 사운드 환경을 배려한 맞춤형 제품이다.


최근 폐업하는 가게가 많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새로 오픈하는 가게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업 후 5년 이내에 망하는 매장이 90%가 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시설 장비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 캔스톤 R360은 이런 사업장 환경을 감안해 포스트 코로나를 고려한 신작이다. 빠질 것 없는 성능, 꼭 필요한 요소, 무엇보다 매력적인 가격으로 B2B 시장을 저격하고 있다.

이미 기존 제품에서 인정받은 부품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니 캔스톤 내부적으로도 낮은 리스크로 수용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R360의 등장이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에 맞춰진 출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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