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SF 던전 박살내기, '엔들리스 던전' 미디어 쇼케이스
앰플리튜드 스튜디오는 기존에 '엔들리스 스페이스', '엔들리스 레전드' 등 4X 전략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탑다운 슈터를 택했다. 본 미디어 공개 행사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들이 각각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개발진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체험은 스팀 버전으로 이루어졌다.
■ 게임 체험
먼저 게임을 소개하자면, ‘엔들리스 던전’ 의 기본 필러는 1. 탑다운 슈팅 2. 로그라이트 3. 자원 전략 4. 타워 디펜스 로 정리할 수 있다. 스크린샷으로만 보아도 알 수 있듯 탑다운 슈터이지만, 게임은 단순히 돌진해서 적을 쓸어버리는게 아니라 자원을 수급하고 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타워를 지어 막아내며 목표를 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 전반에 걸친 무작위성이 로그라이트를 대변한다.
크리스탈이 있는 방에서 하나씩 방을 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각 방에는 적이 스폰되는 지점, 연구단말기, 자원생성기 등 다양한 오브젝트가 랜덤하게 나오며 모든 맵에는 타워를 설치할 수 있는 지점이 다수 있다. 열리지 않은 방에서는 적이 나오지도 않고 어떤 상호작용도 불가능하다.
식량, 산업, 과학의 세 자원은 각기 다른 용도가 있다. 산업은 기본적으로 터렛 포인트에 터렛이나 쉴드 생성기 등 건축물을 짓는데 쓰이는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자원이다. 과학은 연구단말을 통해 터렛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식량은 플레이어가 단말기를 통해 퍽을 뽑거나 힐을 하는데 쓰인다.
적들의 웨이브는 기본적으로 크리스탈이 움직이거나 작동할 때, 또는 시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발동한다. 또한 연구단말을 작동시켜도 달려온다. 적이 나오는 스폰 포인트 자체를 파괴할 수는 없으나 스폰 포인트가 정해져 있기에 방어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적들의 패턴을 미리 파악하고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타워를 세워가며 방어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타워는 설치한 후 회수가 불가능하고 대체만 가능하기 때문에 자원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현재까지 3종으로, 두명의 딜러와 한명의 탱커가 준비되어 있다. 캐릭터는 공통적으로 두개의 무기를 장착해 교환해가며 사용할 수 있고, 패시브/액티브/궁극기 하나씩을 가진다. 궁극기 게이지는 싸울수록 차오른다. 궁극기는 실제로 정말 강력한 편이다. 두 딜러는 각각 기관총과 저격총으로 특화되어 있고, 탱커는 방패와 권총을 들고 있다. 플레이어는 혼자서 플레이할 시에는 이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조종하고, 멀티플레이 시에는 나눠서 조종한다.
다만 이 게임의 어려움은 굉장한 피지컬 요구나 난해한 퍼즐 같은게 아니라, 적응에 가장 크게 의지하고 있다. 즉, 대충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조를 이해하고 난 뒤에 각종 자원을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떤 빌드업을 해야하는지 등등을 천천히 학습하고 반복해가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딱 로그라이트식의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 트레일러
■ Q&A
앰플리튜드 스튜디오 Arthur Prudent(좌), Jeff Spock(우)
아서 : ‘엔들리스 던전’ 의 리드 게임 디자이너인 아서(Arthur Prudent) 입니다. 앰플리튜드에서는 10년 정도 근무했으며, 전작인 ‘던전 오브 더 엔들리스’ 가 첫 작품이었습니다.
제프 : 내러티브 디렉터인 제프 스팍(Jeff Spock)입니다. 저는 앰플리튜드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며, 엔들리스 시리즈의 세계를 만들었고, 각 게임의 내러티브를 담당했습니다.
● 엔들리스 시리즈는 4X 게임으로 인지도가 높은데, 엔들리스 세계관의 스핀오프를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A : 기본적으로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서로 다른 장르를 탐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두 전략을 강조한다는 공통점도 있지요. 이 세계관의 첫 작품인 ‘엔들리스 스페이스’ 가 2012년에 나왔고, 세계관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성공하면 확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은 세계관이었습니다. 플레이어에게도 매력적이고 멋진 세계관을 만들고자 노력했죠. 이번 게임에서도 게임 플레이에 차이를 주고 다른 시간대, 같은 세계관에서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도록 했습니다.
● ‘던전 오브 디 엔들리스(DotE)' 를 플레이했던 입장에서 이 게임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진다. 'DotE'와 이 게임의 닮은 점과 또 차이점은 무엇이며, 그리고 개발 과정에 있어 'DotE' 가 어떻게 영향을 주었나? 전작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A : 당연하게도, ‘DotE’ 가 이 게임의 시작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훨씬 더 액션이 강조된 게임을 원했습니다. 그저 버전2라고 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 그래서 ‘DotE’ 의 장르적 테이스트를 유지하되 디테일한 컨트롤, 카메라 위치, 액션 등 모든 면에서 바뀌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전 게임에서 가지고 있던 비주얼, 느낌을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아이코닉한 요소들, 영웅, 크리스탈을 추가하고 액션이 많아져도 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하려고 조율을 해왔습니다. 또한 세계관과 타임라인에 있어 세계관이 확장될수록 타임라인 속에서 이 게임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가 더 명확해졌지요. 황무지에서 어떻게 고립된 문명이 성장했는가 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DotE’ 보다 약간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 짧은 영상에서도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래픽을 엿볼 수 있었다. 지역마다 특색이 확연해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게임의 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A : 시각적인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3층 정도 유사한 느낌의 던전이 나오고 나서 다른 스타일의 던전이 나오는데 그렇게 바뀌는 던전 패턴, 적의 패턴으로 시각적인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가든 맵을 체험하셨을텐데 그 뿐만 아니라 사무실, IT 센터 등 여러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비 역할인 우주 정거장에 무엇이 들어갈 수 있나 고민했습니다.
● 멀티플레이 인원 수를 3명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게임을 만들면서 그 이상의 많은 인원수로도 테스트 플레이를 해봤는데, 사람이 많아질수록 같은 화면을 보면서 플레이를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저희의 플레이 결과로는 최대 3명이 가장 적절했죠.
● 영상에서는 3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1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혼자서 플레이할 때와 협동 플레이를 할 때 게임 내용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하다.
A : 플레이 경험 자체는 비슷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를 동시에 하나만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플레이어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효율적인 인게임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할 예정이고 멀티플레이에서는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이 고민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 최근의 Open Dev 트레일러를 통해 지금까지 총 3명의 영웅 캐릭터가 공개되었는데, 이 캐릭터들은 발매 후에도 계속 추가 되는가? 아니면 콘텐츠 확장이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A : 당연히 더 많은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매 빌드에는 8개의 캐릭터를 목표로 하고 있고, 아무래도 플레이어들이 캐릭터 추가를 좋아한다는걸 알기에 그쪽으로 많이 노력할 겁니다.
● 캐릭터 성격이 각각 크게 달라 밸런싱이 굉장히 어려워보이는데, 캐릭터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멀티플레이를 할때 같은 캐릭터를 골라서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A : 일단 이 게임은 협력 게임입니다. 때문에 PVP 게임처럼 완벽한 밸런스를 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캐릭터가 동등한 밸류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며, 상호 보완적인 밸런스를 추구합니다. 서사적으로도 모든 캐릭터가 세력, 배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유용함이 모두 다 다르죠. 물론 아무도 플레이하는 않는 캐릭터가 있으면 개발자로서는 너무나 괴로운 일이기에 당연히 밸런스 조정을 할겁니다.
● 그간 앰플리튜드 게임들 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유쾌한 분위기를 띈다. 이전까지 앰플리튜드 스튜디오의 게임들은 어딘가 신비하거나 다소 정적이었다. 본작의 분위기를 이렇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A :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런 분위기로 만든 첫 게임이지요. 일단은 액션 슈터를 만들기로 했고, 그에 맞는 게임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장르의 변화가 생기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따라왔는데 그중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를 직접 움직이고 총을 쏘는 직접적인 플레이가 중심이 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디자인과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했고, 역동적이고 활발한 느낌의 게임으로 변했습니다.
●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인지? 콘솔 버전의 경우 오프라인 멀티플레이 지원 여부도 궁금하다.
A :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도전입니다. 개발 착수 시점에서부터 크로스 플레이에 대해 연구해왔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콘솔 범위 내(XBOX, 플레이스테이션 등)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 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시작하고 다른 플랫폼에서 게임을 끝낼 수 있도록 games2gether 플랫폼을 통해 크로스 저장 기능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멀티 플레이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합니다.
● 엔들리스 던전이라는 게임 제목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 단순히 엔들리스 시리즈의 하나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글자 그대로 '무한한 던전'이라는 의미인지, 둘 다 내포하고 있는지 등 어떤 의미로 지어진 제목인지 궁금하다.
A : 세계관과 게임플레이 양면에서 중의적인 의미가 있죠. 주된 의미는 확장된 엔들리스 세계관에서 사건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게임 플레이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전 게임인 DotE에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로그라이트인 만큼 게임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따라 랜덤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을 끊임없이 계속할 수 있습니다만, 내러티브의 관점에서 게임 플레이 '승리'나 '종료' 상태는 존재하겠죠. 하지만, 플레이어는 던전을 계속 탐색하고 각각 다른 지역, 스타일과 장비를 경험하기 위해 플레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러티브를 매우 중시하는 스튜디오이고 야심찬 자체적인 세계관을 만들었음에도 정작 내러티브에 가장 무난한 선택지인 RPG나 어드벤처를 만들지 않았다. 정말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 우리는 세계관 구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새로운 이야기와 세계관을 탐험하는 새로운 게임을 찾아가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로그라이트 장르가 내러티브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로그라이트 게임의 내러티브는 절차적 생성과 "죽음과 재도전" 게임플레이라는 도전을 하기 위한 영리한 적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DotE를 개발하고 플레이하면서 훌륭한 경험을 하였고,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로의 첫번째 스텝을 정신적 후속작의 형태를 가지되 직접적인 콘트롤과 완전히 다른 카메라 시점을 적용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각각의 게임을 통해 경험을 더욱 축척하여, 언젠가는 내러티브가 더욱 강하게 구축된 게임들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 게임이 상당히 어려웠다. 크리스털을 다음 방으로 보내는게 고작이었다. 게임의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난이도 조절 옵션 또는 요소가 있나?
A : 로그라이트 게임에서 난이도는 극도의 난제입니다. ‘죽음과 재도전’ 은 당연한 것이지만, 너무 많이 발생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이 난이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OpenDev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OpenDev 버전에서는 게임의 코어 루프일뿐이고, '메타' 루프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난이도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스쿼드에 부스트를 부여하는 드링크, 무기 업그레이드, 개선된 장치와 영웅 장비 등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수한 반복'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앞으로 나가가기에 충분한 장비를 얻기 위해 몇시간을 플레이하도록 강요당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가지 도구를 제공하여, 플레이어들이 장비의 조합과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가며 게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 게임이 쉽지 않고 로그라이트인 만큼 게임의 위험-보상 구조, 그리고 게임 전체의 흐름이 궁금하다. 플레이어 측면에서 축적되는 메타 성장 요소가 있는가?
A : 네, 우리는 게임이 어렵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짜증이나 좌절감을 주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어렵되 계속하여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로그라이트 장르 디자인에 있어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던전에서 여러가지 메타 요소, 각 라운드 밖에서도 영향을 주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고, 로비로 가져와 다양한 기어와 업그레이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숙련된 플레이어가 성공하기 위해 더 생각하고 노력하고, 캐쥬얼 플레이어는 조금은 더디더라도 계속 전진할 수 있는, 난이도가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지는 않는 도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엔들리스 던전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코멘트 부탁드린다.
A : 한국 유저와 커뮤니티에게 앰플리튜드 스튜디오가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밥 먹었어요?"(한국어로) 한국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주신 좋은 피드백도 나쁜 피드백도 모두 솔직하게 남겨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또한 한국 커뮤니티에서 ‘엔들리스 스페이스 1’ 과 ‘엔들리스 레전드’ 를 직접 번역한 것을 기억하는데, 그건 정말 놀라운 노력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엔들리스 던전'을 꼭 플레이해보시기 바라고,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고,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