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 (토)

"어깨 쑤시는 이유 너무 많아"…스트레칭 해도 안낫는다면, 염증 탓?

어깨뼈(견갑골) 사이의 통증, 원인과 진단 및 치료

목과 어깨쪽에 통증을 느낀 여성
어깨뼈 통증의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나쁜 자세와 신경의 압박과 손상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밖에도 어깨뼈 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제멋대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면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온종일 근무하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는 어깨뼈(견갑골) 통증이 있다. 어깨뼈는 ‘날개뼈’라고도 부른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에 따르면 어깨뼈 통증은 운동 중 사고로 다쳐 생길 수도 있으나 대부분 어깨뼈 부위를 너무 많이 써서 생긴다. 미국 ≪정형외과학회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2020년)를 보면 어깨뼈 통증은 미국 성인의 약 8%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산되며, 매년 약 450만명이 이 병으로 진료를 받는다.

어깨뼈 사이에 통증을 느끼는 환자는 근육이 팽팽히 당기는 느낌과 함께 부르르 떨리는 경련,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아픔을 호소한다. 화끈한 통증과 따끔거림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터프츠메디컬센더 셰인 데이비스 박사(스포츠의학)는 "환자는 목이나 등의 위쪽, 어깨를 좀 움직이면 통증이 나타난다고 하소연한다"며 "특히 가방이나 배낭을 들고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를 오래 취하면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뼈 통증의 주된 원인으로는 나쁜 자세, 신경의 압박이나 손상, 회전근개 손상, 디스크 탈출증, 담석증 등 담낭 이상, 위산역류, 관절염, 심장마비, 암 등을 꼽을 수 있다. 발병 원인에 따라 대처법도 각기 다르다.   

"나쁜 자세, 신경 압박·손상 외에 다양한 원인으로 어깨뼈 사이에 통증 발생"

나쁜 자세는 어깨뼈 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하루 종일 앉거나 서 있는 자세를 취하면 어깨뼈와 그 주변이 불편해진다. 앞으로 몸을 숙인 자세로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 특히 그렇다. 나쁜 자세는 둥근 어깨와 위쪽 척추의 C자형 곡선에서 비롯된다. 이는 어깨뼈가 뒤로 젖혀지지 않고 길게 뻗어 있는 자세다.

뉴욕시 특수 수술병원 주치의인 나이미스 박시 박사(물리치료)는 "이런 나쁜 자세로 하루에 몇 시간씩 앉아 있으면 근육의 균형이 깨진다"고 말했다. 몸 앞쪽의 근육(가슴이나 등의 근육)이 뭉치거나 과로하고, 몸 뒤쪽의 근육이 약해지거나 많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몸이 불편해지고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볼 때 통상 취하는 앉은 자세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만들어 목뼈와 윗턱뼈에 큰 부담을 준다. 이 때문에 윗턱뼈는 의도하지 않게 머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이는 윗턱뼈의 주된 역할이 아니다.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으쓱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나쁜 자세의 교정은 어깨뼈 통증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땐 몸을 뒤로 기대지 말고 똑바로 앉아야 한다. 엉덩이뼈 두 개로 잘 앉고, 가슴을 쭉 펴고 어깨를 귀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고 아래로 내려야 한다. 머리는 어깨 앞이 아니라 어깨 위에 둔다. 머리를 앞으로 쭉 빼면 안 된다. 박시 박사는 "컴퓨터 화면을 눈높이에 두고, 키보드는 손을 억지로 쭉 뻗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급적 가깝게 둬야 한다. 팔꿈치는 약 120도 구부려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칭과 등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컴퓨터 화면은 눈 높이에, 키보드는 가급적 가깝게 둬야…구부정한 자세는 똑바로"

신경 압박·손상도 어깨뼈 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구부정한 자세는 목뼈(경추) 부위를 압박해 어깨뼈 사이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흉곽출구 증후군'이라는 병은 목 아래쪽과 가슴 위쪽의 혈관과 신경을 눌러 어깨뼈 통증과 쇠약, 손가락 저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회전근개 손상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전문의사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또한 '견갑골 날개현상'(양쪽 어깨뼈가 몸에 평평하게 붙어 있지 않고 튀어나온 상태)도 어깨뼈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데이비스 박사는 "약물, 냉찜질, 온찜질, 마사지, 침술, 물리치료, 카이로프랙틱 치료 등 보수적인 치료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리치료는 가슴 근육을 강화하고 나쁜 자세를 고치도록 안내해, 신경 자극을 치료하는 데 좋다. 신경 손상이 너무 심하면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

회전근개(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과 힘줄)의 손상으로 인한 어깨뼈 통증은 대부분 휴식, 물리치료, 약물(타이레놀 등), 주사(스테로이드 주사 등)로 치료받을 수 있다. 회전근개 힘줄(건)이 완전히 파열됐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디스크 탈출증이 원인일 땐 수술 외에 휴식, 진통제·항염증제·근육이완제 등 약물 치료와 얼음찜질 등을 검토한다. 주사(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담낭에 이상이 생겨도 어깨나 허리가 아플 수 있다. 종전 연구 결과(2018년)를 보면 담석증 환자의 약 37%가 어깨·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 경우엔 대부분 수술을 받는다. 위산 역류도 어깨뼈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섭취, 음주, 약물 복용,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위산 역류가 '근접성' 탓에 어깨뼈 부위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위산 역류의 치료에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이다.

"디스크·담낭·관절과 심장·대동맥·폐 이상으로도 어깨뼈에 통증…섣부른 판단은 금물"

관절염 가운데 목뼈(경추)와 등뼈(흉추)의 관절에 생기는 염증은 어깨뼈 사이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깨나 척추의 관절염은 보통 휴식, 냉찜질, 온찜질, 마사지, 물리치료, 침술, 카이로프랙틱, 약물 등으로 치료한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다. 어깨뼈 통증은 심장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는 현상에 대한 뇌의 인식에 따라 심장마비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어깨뼈 통증이 반드시 심장마비의 징후는 아니다. 하지만 호흡 곤란, 가슴 통증, 피로, 메스꺼움, 발한, 어지럼증 등 증상과 함께 어깨뼈 통증이 나타나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어깨뼈 통증은 특정 폐암(판코스트 종양)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의하면 이 폐암은 기침이나 가슴 통증 등 전형적인 폐암 증상 대신, 어깨 통증과 팔의 쇠약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암이 신경을 누르거나 어깨뼈나 조직으로 퍼지면 어깨에 통증이 생긴다.

어깨뼈 통증은 이 밖에도 내부 장기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와 심장·대동맥·폐 이상으로도 생길 수 있다. 어깨뼈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이처럼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가 멋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쁜 앉은 자세를 고치려고 애썼고, 상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했는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밀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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