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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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LG, KT가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파수를 반납했습니다. 통신3사가 결국 5G를 모두 포기한 셈입니다.

SK텔레콤의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이로써 지난 해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올해 SKT까지 20배 바른 5G 주파수를 모두 정부에 반납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8년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지 5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기준 5G 28㎓ 장비를 1605개 설치한 뒤로 올 4월까지 단 한 개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달 의무구축대수 1만5000대를 설치하려면 1만3400여 대가 더 필요한데 사실상 SK텔레콤이 구축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배 빠른 5G 대체 언제 써보나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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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측은 “28㎓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활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의무구축은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가 먼저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처분을 받은데 이어 유일하게 남은 SK텔레콤마저 사실상 해당 대역을 포기한 셈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만일 SK텔레콤도 오는 31일까지 의무구축대수를 채우지 못하면 결국 청문 절차를 거쳐서 할당 취소처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5G 28㎓는 이론상 20Gbps 다운로드 속도까지 구현이 가능해 주목을 받아왔지만 고주파 대역에 속해 장비를 촘촘히 깔아야 하고 아직 기술적 완결성이 부족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일부 공간(슈퍼볼 경기장 등)에서 이용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상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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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대역은 28㎓와 3.5㎓로 나뉘는데 고주파 대역인 28㎓는 ‘20배 빠른 5G’를 구현할 수 있지만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해서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통신3사는 2018년 과기정통부에서 5G 28㎓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자 할당 조건인 의무구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5년이 지난 현재 모두 할당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현행 전파법상 주파수를 할당받은 지 3년 후부터 관련 주파수를 제3자에게 임대·양도할 수 있어 2021년 말부터 5G 28㎓ 대역을 제3자에게 임대·양도할 수 있었지만 통신3사는 도리어 2020년 28㎓ 대역과 관련해 5711억원(낙찰 받은 주파수 가격의 93%)을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손실처리한 바있습니다. 

언뜻 보면 사업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실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사업성 전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2018년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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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도 5G 28㎓ 대역에서 물러나면서 이 대역은 무주공산이 됐습니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점과 6G의 전초 단계로 평가받는 5G 28㎓ 대역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과기정통부는 해당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에게 장비 의무구축대수를 줄여줄 예정이며 저금리 대출이나 세액공제(최대 15%), 3년간 독점 주파수 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달까지 주파수 할당 방안 공고를 내고 4분기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이뉴스/김지연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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