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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성광이 영화감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웅남이' 시사회에서 박성광은 “설레고 긴장하며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운을 떼며 "개그맨이 아닌 감독 박성광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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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웅남이'는 개봉 전 평가는 엇갈렸지만 현재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하며 관객들이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박성광은 ‘개감독’(개그맨+감독)의 계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런데 박성광보다 먼저 앞서 영화에 도전했던 원조 '개감독' 심형래의 근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고의 코미디언 VS 최악의 영화 감독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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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생 올해 나이 65세인 심형래는 '바보(영구) 연기'로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이다.

심형래가 전성기 때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심형래의 "영구 없다"를 따라 하기도 했다.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는 심형래는 그야말로 '역대급 코미디언'이라는 명성을 얻었고 대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심형래를 대표하는 '영구' 캐릭터는 80년대 이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영화 '우뢰매', '영구와 땡칠이' 등의 어린이 영화에 출연해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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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매 1편의 경우, 영화장르 특성상 제대로 된 추산이 불가능했지만, 제작사에서의 발표만으로도 387만 명 관객이었으며 어림잡아 셈한 것을 따질 때 1000만은 가볍게 넘고 최대 2000만까지로 추산될 정도다. 

하지만 심형래는 영화감독으로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낡은 애국 마케팅, 시대와 전혀 맞지 않는 문화적 코드, 감정에 호소하는 언론플레이, 인맥을 동원한 부정한 수법과 고용인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으면서 월급 체불을 하는 등 그야말로 한국 문화 산업에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 

특히 각종 망언과 잇따른 영화 실패까지 겹치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

 

모든 연예인 통틀어 수입 1위였던 심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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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는 1982년 제1회 KBS 개그 콘테스트 동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는 TBC와 KBS가 통합하던 시기로 이제 막 지상파 3사가 자리 잡아가던 때였는데, 심형래는 당시 최고 개그맨 고 이주일을 데뷔 7개월 만에 따라잡기도 했다. 대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심형래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모든 연예인을 통틀어 소득 1위를 하기도 했다.

심형래의 전성기 시절 매년 수입이 1000억 원이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고, 그는 “영구로 떴을 때 광고료, 출연료가 엄청났다. 그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를 처음 살 때 7800만 원 주고 샀다. CF 한 편당 8000만 원씩 받았다. 그런데 내가 100편 넘게 찍었다”며 당시 광고 수익으로만 8억여 원을 벌어들인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채널A , Y스타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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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성기를 이어오던 심형래는 1992년 영화 '영구와 흡혈귀 드라큘라'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심형래는 어린이용 영화가 아닌 할리우드와 싸워 이길 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사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해 '영구와 공룡 쭈쭈'(1993), '티라노의 발톱'(1994), '파워 킹'(1995), '드래건 투카'(1996), '용가리'(1999) 등의 괴수 영화를 선보였다.

이후 계속되는 비판에도 2007년 영화 '디 워'를 발표하고 관객 785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감독으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나 싶었지만, 투입된 제작비 약 3500만 달러(한화 약 448억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며 사실상 거액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할리우드로 건너가 영화 '라스트 갓파더'를 만들었고, 또다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며 실패했다. 그렇게 그의 영구아트무비는 이듬해 적자와 직원들의 임금 체불 등을 이유로 폐업했다.

이후 심형래는 임금 체불 및 사기 혐의로 피고발인 신분이 되었으며, 회사 부도와 함께 법원에 개인 파산을 신청해 179억 원의 채무를 탕감받는 신세가 되었다.

 

모든 재산 탕진하고 거리 공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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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는 빚 탕감 결정 이후에도 영화 '디워 2'의 제작 의사를 밝히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고 결국 심형래는 60세가 넘은 나이에 길거리 공연과 행사를 뛰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사회를 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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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심형래는 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고 2017년 '심형래 유랑극단'을 세우고 마당놀이에 진출했다. 그는 코미디언으로 한 시대를 대표했던 거물로서 역량을 발휘했고 60~70대 어르신들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그 덕분인지 극단 첫 작품인 '뺑파게이트'는 소위 대박이 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2021년에는 대구 향토 외식업체 '삼정코리아' 창립 당시 홍보이사로 영입되었고, 2022년 본인의 이름을 건 양대창 구이전문점 '심형래의 불꽃 양대창'이라는 브랜드를 차리기도 했다. 현재 그의 브랜드는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두는 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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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형래는 영화에 대한 꿈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에 있는 디즈니랜드, 지브리 스튜디오처럼 한국에도 한국만의 콘텐츠로 형성된 테마파크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심형래는 자신의 야심작 '디워 2'가 내후년 개봉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획·제작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심형래의 영화 소식에 누리꾼들은 "대체 어디까지 도전하시려고...",  "그냥 개그맨일 때가 좋았는데...", "영화가 재밌어야 관람을 하지.. 본인 영화에 대한 문제점을 아직도 모르는 듯"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이뉴스 / 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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