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항' 저자 정겸 시인, 전자책 시집 '악어의 눈' 발간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에 이은 네 번째 시집... 2003년 등단 경기도 공무원 출신 현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악어의 눈

코로나19를 못 버티고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김씨

눈치 싸움에 밀려난 귀농 초년생이다

 

얼떨결에 고추 배추 호박

백화점식 농법에 아직은 혼란하다

튼실하게 올라온 고추모

배추 호박모의 작은 숨소리 이랑에 가득하다

병들고 나약한 어린 모를 찾아 솎아내기 한창이다

 

새싹들은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푸른 웃음으로 세상에 화답하고 있다.

눈동자와 색깔의 빈도에 따라

퇴출 대상이 결정된 순간

가느다란 잎사귀는 작은 경련 일으킨다

병든 녀석과 허리가 굽어진 놈

뽑을까 말까 망서려 진다

 

시베리아 바람을 몰고 다니던

인사부장이 실루엣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 눈은 어느새 악어의 눈을 가진

인사부장 눈을 닮아가고 있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솎음질 한창이다.

 


 

 

 

[뉴스폼] 시집 '궁평항' 저자로 알려진 정겸 시인(본명 정승렬)이 이번에는 시집 '악어의 눈'을 전자책 전문출판사인 디지북스에서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디지북스의 전자책은 콤팩트하게 편집, 스마트 기기 스크린을 통해 독자들이 읽기에 최적화 돼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꺼내 읽을 수 있다.

 

이번 시집 '악어의 눈'은 정 시인이 앞서 발간한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에 이은 네 번째 시집이다.

 

경기 화성시가 고향인 정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자신의 삶의 근원인 ‘궁평항’과 송산면 공룡알 화석지의 ‘코리아케라톱스’에 할애함으로써 고향을 시로 승화시켰다.

 

대표시인 ‘악어의 눈’은 대기업을 다니다 구조조정으로 귀농한 농부의 이야기다.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인사부장을 ‘악어의 눈’으로 표현하며 원망 했었지만 귀농인 역시 배추 모판에서 튼실한 묘를 생산하기 위해 솎음작업을 했는데 뽑히는 어린 싹을 보니 구조조정 당시 본인의 모습과 같았음을 깨닫고 시로 엮어냈다.


한편, 정겸 시인은 1957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태어나 30여 년간 경기도청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으로 2003년 격월간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했다.

 

특히 정 시인은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시·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 '경기시인상'에서는 공무원 재직 공로로 대통령상과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현재는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칼럼을 쓰고 있으며 '빈터문학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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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기자

편집기자 20년 / 경인일보 전 편집부장 / 한국편집상 2회 수상 / 이달의 편집상 6회 수상 / 대구신문 근무 / 대구일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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