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단순한 열정', 치명적 사랑에 매혹 당한 여성의 민낯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3-01-30 19: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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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육체적 탐닉이 사랑의 열정으로 변하고 있음을 깨달은 엘렌,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욕망을 마주할 수록 점점 혼란에 빠지고 일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편 엘렌의 욕망의 대상, 알렉산드르는 엘렌과 점점 감정이 깊어질수록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영화 ‘단순한 열정’은 한 여자의 거부할 수 없는 육체적 욕망과 탐닉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아니 에르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0 일간의 원나잇 스탠드’, ‘로스트 맨’ 등을 연출한 다니엘 아르비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단순한 열정’의 원작 소설 작가인 아니 에르노는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작가다. 아니 에르노는 감정에 충실한 문장들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작가이며 사회, 역사 문학과 개인 간의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가공도 은유도 없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이자 대표작인 ‘단순한 열정’은 아니 에르노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개인의 경험을 소재로 다뤘으며, 자신의 경험을 철저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개인의 열정이 아닌 보편적 열정의 측면으로 분석. 금기시되었던 여성의 욕망에 대해 고백해 공감과 논란을 동시에 받았다.

이러한 ‘단순한 열정’을 영상으로 옮긴 다니엘 아르비드 감독은 “원작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을 정확하게 보여줬고, 자발적으로 사랑에 중독되는 여성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영화를 끌고 가는 두 주연은 라에티샤 도슈와 세르게이 폴루닌이 맡았다.

열병과도 같은 사랑에 빠져 자신의 열정과 욕망, 불안을 마주하는 ‘엘렌’ 역을 맡은 라에티샤 도슈는 ‘몽루아’, ‘처음 만난 파리지엔’, ‘어쩌다 아스널’ 등 작품에 출연했으며 2018 뤼미에르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라에티샤 도슈는 “아니 에르노의 모든 책을 읽었고 그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작업을 하며 감독과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며 “나는 엘렌을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를 향한 모든 행동은 그녀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엘렌의 욕망과 열정의 대상인 알렉산드르 역을 맡은 세르게이 폴루닌은 ‘댄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세계적인 발레리노로 활동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다방면으로 역량을 펼치고 있다.

다니엘 아르비드 감독은 “알렉산드르 역 캐스팅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오래전에 잡지 표지에서 잘라낸 세르게이의 사진이 떠올랐고, 영화 속 육체적 탐닉의 대상으로 반드시 그가 해야만 했다”라고 캐스팅 일화를 밝혔다.

 

▲ 사진 : (주)영화사 진진

 

영화 ‘단순한 열정’은 지독한 사랑에 빠진 여자가 처절하게 망가져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담았다.

엘렌을 연기한 라에티샤 도슈는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냉철한 모습과는 달리 설렘과 황홀함이 가득 찬 라에티샤 도슈의 모습은 엘렌의 감정을 한층 더 와닿게 만들었다. 특히 알렉산드르에게 안긴 채 사랑한다는 말을 연신 중얼거리는 장면은 중독에 피폐한 사람을 연상될 정도라 안타까운 탄성을 뱉게 만들었다.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와는 반대로 의문이 남는 부분 또한 존재했다.

 

작품의 베드신은 뛰어난 영상미로 아름답게 그려낸 것은 맞지만, 원작 소설을 감상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작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이유가 있을 정도로 반복되는 베드신이 의미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독백으로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가 명확하게 기재되는 소설과는 달리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추측해야 하는 영화의 특성이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하다.

한편, 영화 ‘단순한 열정’은 2월 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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